대구시향, 겨울빛 가득한 백조의 호수

김민주 기자

2020-11-26 14:42:45




대구시향, 겨울빛 가득한 백조의 호수



[충청뉴스큐] 겨울빛이 짙어지는 12월,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70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2월 11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개최된다.

공연의 시작은 이색적으로 베토벤의 교향곡 제8번이 알린다.

이어서 재즈와 클래식의 만남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던 조지 거슈윈의 대표작 ‘랩소디 인 블루’를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선보이고 연말 클래식 공연 단골 레퍼토리인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통상적인 서곡 대신 이날 첫 무대에서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8번을 들려준다.

베토벤이 교향곡 제7번을 탈고한 뒤 약 6개월 만에 완성한 작품으로 그의 작품치고는 보기 드물게 명랑한 분위기와 낭만적 경향이 있다.

재치와 유머가 깃든 1악장을 시작으로 정확한 리듬의 주제가 인상적인 2악장, 고풍스럽고 우아한 3악장, 경쾌한 4악장으로 이뤄져 있다.

이 곡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2악장의 리듬을 새기는 것 같은 주제는 베토벤이 지금의 메트로놈 역할을 하던 크로노미터 소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8번은 교향곡 제7번과 유사하지만, 그의 다른 교향곡에 비해 심각함이나 열정이 부족하다며 창작력이 퇴보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베토벤은 이 교향곡에서 단도직입적이고 간결하게 쓰는 작곡의 새로운 방식을 보여줬다.

그리고 베토벤 특유의 엄숙하고 장엄한 교향곡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이어서 휴식 후에는 거슈윈에게 유명세를 안겨준 ‘랩소디 인 블루’가 이어진다.

도시의 광기를 표현한 이 곡은 ‘재즈의 왕’으로 불린 폴 화이트만이 1924년 그의 악단과 함께 개최한 ‘현대음악 실험’이라는 이색 연주회에서 발표됐다.

‘랩소디 인 블루’는 재즈풍의 리듬과 블루스적 화성에 클래식 피아노 기법과 오케스트라까지 접목해 심포닉 재즈라는 장르를 선보인 최초의 시도였다.

미끄러지듯 상승하는 도입부의 클라리넷 연주는 매우 인상적인데 친근한 이 선율은 곡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 주제이다.

이 밖에도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많은 주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정통 클래식 음악보다 작품 구조가 허술하다는 한계점도 있으나, 재즈의 선율이 녹아든 관현악곡의 출현에 미국 음악계는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클래식 음악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협연을 맡은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는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롱티보 크레스팽 콩쿠르 2위, 아서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마스터 콩쿠르 3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4위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를 석권한 후 왕성한 활동으로 촉망받는 피아니스트이다.

탁월한 테크닉과 풍부한 감성표현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다.

2019/2020시즌에는 마린스키 심포니, 도쿄 심포니, 교토 심포니, 죄르 필하모닉과 협연했으며 바이올리니스트 안드레이 비엘로우, 김봄소리, 쇼지 사야카와 앙상블 및 독주회를 했다.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는 홍콩, 뉴질랜드, 프랑스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며 재능있는 어린 음악가 양성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피날레 무대는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 음악 중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백조의 호수’에서 6개의 악곡을 선곡한 연주회용 모음곡으로 장식한다.

이 작품은 마법에 걸려 낮에는 백조로 변하는 ‘오데트’와 그녀를 구하려는 ‘지그프리트’ 왕자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정경, 왈츠, 어린 백조들의 춤, 헝가리의 춤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귀에 익숙한 오보에의 아름다운 선율과 현악기의 소박한 어울림이 인상적이다.

차이콥스키는 교향곡 제3번을 완성한 직후인 1875년, 볼쇼이 극장의 제안으로 이 발레 음악을 작곡했다.

그러나 1877년 발레 초연은 실패로 끝났고 1880년 안무가를 바꾸어 다시 무대에 올렸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이후 1895년, 두 안무가 프티파와 이바노프가 새롭게 각색한 발레 ‘백조의 호수’를 차이콥스키 추도 공연 때 선보였다.

여기에 차이콥스키가 만년에 완성한 피아노곡 세 작품을 관현악으로 편곡해 넣고 내용도 일부 수정했는데 이 공연은 대성공을 거뒀다.

지금의 발레 ‘백조의 호수’는 이때의 구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향 상임지휘자는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시도한 세 작품을 모아보았다.

장중함 대신 명랑한 베토벤, 클래식에 재즈를 가미한 거슈윈, 그리고 차이콥스키의 첫 발레 음악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작품들로 더욱 풍성한 무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대구시향 ‘제470회 정기연주회’는 일반 R석 3만원, S석 1만 6천원, H석 1만원으로 객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제한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단, 코로나 19 상황에 따라 객석 운영 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

국가유공자 및 그 배우자,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 및 보호자,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 만 65세 이상 경로 만 24세 이하 학생 50% 할인, 20인 이상 단체 30% 할인, 예술인패스 소지자 20% 할인,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또는 dg티켓츠에서 예매 시 10% 할인이 제공된다.

모든 할인의 중복 적용은 불가하며 공연 당일 티켓 수령 시 반드시 할인에 따른 증빙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공연 당일 오후 2시 30분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인터파크 등에서 예매할 수 있고 예매 취소는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