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큐] 경남도립미술관은 지역 미술의 흐름과 미술사적 가치를 연구하는 지역작가조명전의 일환으로 ‘백순공 : 선의 흔적_Traces of the Mind’전을 개최한다.
백순공은 평생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으로 구상과 추상, 실상과 허상, 실재와 부재, 무한과 유한의 관계에 대해 사유하며 1970년대 ‘Group-X’를 통해 전위적인 미술을 전개하고 1980년대 ‘현대미술상황’전에 참여했다.
2000년대까지 이어지는 ‘동 세대’ 그룹 활동으로 새로운 회화에 대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왔다.
작가의 작품 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선적형식의 화면은 추상 회화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지만, 모더니즘이 강조하는 회화 매체의 순수함과 시각성의 틀에 매몰되어 있지는 않았다.
형, 선, 색, 행으로 이행되어가는 그의 추상적 양식 내면에는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고 개념화하며 나아가 유동하는 회화 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가 내포되어 있다.
이처럼 ‘생각임과 동시에 하나의 행위이며 개념형성 활동’이라 할 수 있는 드로잉적 회화의 전개는 그의 작업 세계 전반에 걸친 조형실험의 유효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백순공의 과업을 전기, 중기,후기로 나누어 구성한다.
전기는 재현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부터 드로잉 연구를 통해 확장되는 회화 세계의 흐름을 감상할 수 있다.
전기와 후기의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는 중기는 인쇄물이나 일상적 사물의 콜라주, 사진을 활용한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나가는 작품들을 보여준다.
후기는 화면, 매체, 공간 등에 대한 유기적인 사유와 더불어 화면의 안과 밖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자적인 형식을 구축한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다.
작가의 작품 세계 전반에 걸친 선의 집적, 중첩, 반복되는 수행적 과정은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표현하는 방식으로 시간의 무한함, 공간의 아득함, 형상의 덧없음 등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 사색하게 한다.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연결되는 선의 흔적들을 통해 그 마음의 흔적을 헤아려 볼 수 있을 것이다.
경남도립미술관 이미영 학예연구사는 “전시는 교육자로서의 삶 이면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묵묵히 고군분투한 작가로서 ‘깊은 흔적’들을 늦게나마 세상 밖으로 드러낸다 예술의 형식과 전위의 역설적인 관계를 의식하면서 자신의 회화 세계를 전개해온 백순공의 50년 작품 세계가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동시대와 교차 될 수 있는 작가로 이해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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