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38년만에 찾은 나의 고향. 나의 가족

청주시청 도움으로 해외 입양인 뿌리 찾기 소원 이뤄져

양승선 기자

2023-09-20 07:00:20




청주시청사전경(사진=청주시)



[충청뉴스큐] 38년 전 미국으로 입양된 엘리슨 크리스티아나씨가 추석을 앞두고 꿈에 그리던 가족과 극적으로 상봉한다.

충북 음성 출신인 엘리슨씨는 지난 1985년 부모님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할머니 손에 자라다가 경제적 형편이 여의치 않자 세 살 무렵 미국으로 해외 입양 보내졌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엘리슨씨가 가족 찾기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한국을 두 차례 이상 방문했으나 입양 기록상 정보가 부족해 가족 찾기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던 중 이달 초 청주시로부터 가족을 찾았다는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됐다.

그녀가 가족 찾기를 시작한 지 15년만의 일이다.

세 번째 한국 방문을 앞두고 있던 엘리슨씨는 최근 입양 전인 1985년 5월~10월 약 6개월간 머물렀던 충북희망원의 자료에 대해 청주시 아동보육과에 도움을 요청했고 해당 과 직원들의 끈질긴 노력 끝에 엘리슨씨의 실제 고향 주소를 찾게 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엘리슨씨가 가지고 있는 입양기록을 바탕으로 충북희망원 입소 날짜 등을 고려해 자료를 찾던 중 엘리슨으로 추정되는 아동의 ‘위탁보호의뢰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위탁보호의뢰서에는 엘리슨으로 추정되는 아동의 입양 직전까지 자랐던 고향의 자세한 주소와 이름이 있었고 이를 해당 마을의 이장에게 확인한 결과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엘리슨씨는 “입양기록에 적혀 있는 ‘이자영’이 내 이름인 줄 알고 평생 살았다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을 찾은 것이 꿈만 같다”며 “가족 찾기는 입양인들 사이에 거의 ‘기적’으로 통한다 청주시 직원들의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청주시는 엘리슨씨의 가족 사항을 확인 하던 중 그녀의 유일한 혈육인 오빠의 존재를 추가로 확인해 엘리슨씨에게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을 전달했다.

엘리슨씨는 “형제 자매가 있기를 평생 희망했으나 사실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고 처음엔 오빠를 찾았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곧 나의 가족이 생겼다는 기쁨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엘리슨씨는 오는 21일 청주시를 방문해 해당 공무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남편과 함께 고향에서 꿈에 그리던 오빠와 상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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