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행정광고, 서산시의 불통이 키운 불신(기자수첩)

양승선 기자

2025-05-05 16:55:16

지방자치단체의 언론을 향한 '돈줄 쥐고 흔들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충남 서산시의 행태는 그 정도를 넘어 불통과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전국 풀뿌리지역언론연대(바른지역언론연대, 이하 바지연)의 정보공개 청구 결과, 대다수 지자체의 행정광고 집행 기준이 여전히 주먹구구식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서산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그 기준조차 '비공개'로 일관하며 의혹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바지연의 조사 결과는 씁쓸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객관적인 기준 대신 '보도자료 제공 대비 보도 건수', '군정 홍보 기여도'와 같은 자의적인 잣대를 들이대는가 하면, 심지어 '비판 보도 시 광고비 제한'이라는 노골적인 '언론 길들이기' 조항까지 버젓이 존재한다. 이는 건강한 비판과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억압하고, 자칫 '홍보 나팔수' 역할만을 강요하는 퇴행적인 발상이다.

특히 서산시의 행보는 우려스럽다. 정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을 넘어, 지역 언론사인 서산시대에 대한 행정광고비 지원 중단 의혹은 '비판'에 대한 명백한 '보복'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시민의 혈세로 집행되는 광고비가 특정 언론사의 '입맛'에 따라 차별적으로 지급된다면, 이는 행정의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바지연의 설문조사에서 절반에 가까운 지역 언론사들이 비판적인 보도를 이유로 광고비 지급 중단 사례를 경험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일부 지자체가 언론을 동등한 협력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순한 양'으로 길들이려 한다는 방증이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이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억압하는 행위는 결국 지역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지역 언론인들은 객관적이고 투명한 광고 집행 기준 마련, 비판 보도에 대한 광고 중단 금지, 조례를 통한 제도화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이며,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언론과의 건강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다.

서산시의 이번 행정광고비 비공개 결정은 스스로 불통 행정을 자인하는 꼴이다. 무엇이 두려워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는 것일까? 투명하지 않은 행정 운영은 불필요한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다. 풀뿌리 지역 언론은 지역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건강한 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서산시는 이제라도 시대착오적인 '언론 통제' 시도를 멈추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언론과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가야 할 것이다. 2월 공보담당관실의 특정 언론사 차별 및 출입 기자 등록 거부 논란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서산시의 폐쇄적인 행정 운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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