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전국 공항의 폭염대책 관련 논란이 되었던 ‘계류장 살수작업’이 매뉴얼이나 구체적인 기준이 없이,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시행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활주로나 계류장 살수 작업은 조업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 외에도 고온으로 아스콘 포장재가 부풀어 훼손되는 쇼빙현상, 아스팔트가 패이거나 눌리는 소성변형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항공기 안전에도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규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천안갑)이 한국공항공사가 제출한 “공항 계류장 온도 및 살수작업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7~8월 중 12개 공항에서 폭염일로 측정된 날이 총 171일이었는데 살수작업은 25일에 불과했다”고 밝히고 “ 고용노동부가 권고하고 있는 폭염대책과는 거리가 멀어 보완대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공항 계류장이나 활주로의 경우 대부분 아스팔트로 포장돼, 포장 표면 온도는 측정되는 온도보다 적게는 10℃, 많게는 20℃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인천공항소방대가 활주로 살수 작업을 실시하여 포장 표면 온도를 13℃ 가량 낮추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7~8월 대구 24일, 광주 22일, 사천 20일, 포항 18일, 김포 16일 등 낮 최고기온이 33℃ 이상으로 나타나 활주로 및 계류장 포장 표면 온도가 높을 것으로 우려되는 날임에도 광주와 청주의 경우에만 절반인 11일, 7일 살수 작업을 하였으며, 대부분 공항에서는 전혀 실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올해 7월 23일부터 8월 23일까지 하루 2,3회 살수작업을 시행했다. 하지만 7월 6일, 7월 19일 각 34.1도, 34.3도를 기록했음에도 살수작업은 없었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살수작업과 관련한 매뉴얼이나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공사 직원의 재량으로 살수작업을 하고 있었으며, 인천국제공항은 올해 공항운영위원회의 요청으로 한달 간 살수작업을 시행했다. 이 의원은 “공항 활주로, 계류장 등 핵심시설에 대한 여름철 폭염 피해는 지상조업 노동자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공항을 이용하는 이용객 안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관계기관의 협력을 통해 여름철 살수작업과 관련한 매뉴얼과 기준을 마련하여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 항공기가 안정적으로 운항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고 개선을 촉구했다.
저작권자 © 충청뉴스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