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강남으로 확대하며 대기업 ㈜신세계센트럴이 수백억 원대 개발 이익을 예상하는 부지를 매입한 당일 해당 지역이 사업 대상지로 지정되면서 특혜 및 사전 정보 유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2021년 12월 14일, ㈜신세계센트럴은 강남구 논현동 55-16 일대 부지의 소유권을 취득했다. 바로 이날 서울시는 논현역 일대를 ‘역세권 활성화 사업’ 신규 대상지로 발표했다. 이 사업 선정으로 해당 부지는 용적률이 기존 300%에서 800%로 대폭 상승해 상업시설 개발이 가능해졌다. 부동산 업계는 “정책 발표와 부지 매입 시점이 하루도 차이 나지 않은 것은 의심스럽다”며 “사업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역세권 사업 추진을 위한 핵심 규정인 ‘소유권 변동 금지 조항’이 사라진 점이다. 해당 규정은 사업 대상지 지정 전 1년 이내 부지 소유권이 바뀌면 사업 자격을 박탈하는 내용이었으나, 2022년 3월 조용히 삭제됐다. 전문가들은 “규정이 유지됐다면 신세계센트럴이 사업에 참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규제 완화가 특정 기업을 위한 배려였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역세권 사업을 공공성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비강남권 위주로 추진한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이번 논현역 사업은 민간 주도의 초고층 업무시설 개발로 전환되며 정책 취지가 퇴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도시계획 전문가 A씨는 “역세권 사업이 공익보다 대기업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며 “서울시의 사업 선정 과정과 기준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세계센트럴은 지난 3월 사명을 ‘신세계센트럴시티’에서 ‘신세계센트럴’로 변경하며 “고부가가치 부동산 사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공표한 바 있다. 업계에선 이번 사명 변경이 역세권 사업 대비를 위한 전략적 조치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기업이 논현 부지를 매입한 시점부터 사업 계획을 세웠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역세권 사업지 선정은 투명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며 “특정 기업에 유리한 정책을 편 적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매입과 사업 지정의 우연한 일치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독립적 조사를 통해 정보 유출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태는 정책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이 대기업의 특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켰다. 서울시는 사업 선정 배경과 규정 삭제의 경위를 낱낱이 공개해 의혹을 잠재워야 할 것이며, 신세계센트럴 역시 ‘우연’이 아닌 ‘계획’이었음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공공의 이익과 민간의 이익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철저한 진실 규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