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0. 9. 금요일 · 충청권 종합뉴스
충청남도

한국타이어 연구·시험장의 '두 얼굴'

현대차 공동사용, 주민들에게 충분히 알렸는지 의문

양승선 기자 2026-10-09 17:16:56

충남 태안군 남면 양잠리 일대에 들어선 한국타이어의 대규모 연구·시험장 '한국테크노링'이 연구시험은 뒷전인 채 현대자동차그룹이 주요 시험로를 공동 활용하고 있어 인근 지역주민들이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드라이빙 체험시설(HMG 드라이빙센터 등)까지 가동하는 거대 자동차 주행·상업 시설로 둔갑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같은 행태는 주말에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지역주민은 물론 고향을 찾는 가족들은 고향의 쉼터를 잃어버린 꼴이 됐다.

실제로 주말이면 대규모 차량 주행으로 인한 극심한 소음과 분진, 매연, 그리고 안전 위협은 온전히 지역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거대한 시설이 들어서는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고지나 설명이 있었는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이에 주민 A는 "지역주민들은 한국타이어의 비도덕적 경영행태에 철저히 소외된 채 속아 넘어갔고, 기업의 이익 앞에서는 눈과 귀를 닫은 채 인허가 승인에만 급급했던 행정당국의 무능과 직무유기는 주민들의 고통을 방조한 공범이나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타이어는 태안에 약 126만㎡(약 38만 평)에 달하는 초대형 연구·시험장을 조성했다.

문제는 2020년 당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이미 이 시기부터 현대차그룹이 이 시설의 주요 시험로를 공동 활용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현대차가 타이어 시험장의 사실상 모든 핵심 시험로를 공유하고, 별도의 드라이빙 체험 및 고객 전용시설까지 운영하는 밑그림이 이미 그려져 있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에게는 이러한 사실이 철저히 감춰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주민 B는 "내 집 앞마당에 대한민국 최대 완성차 업체의 테스트베드가 들어서 주말마다 고속주행과 급제동 시험이 벌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고 말하고 "주행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굉음과 분진은 주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무참히 짓밟았고, 환경권과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사전에 충분한 설명과 고지가 있었다면 절대 용납되지 않았을 사안들이 밀실에서 기업 간의 이해관계 속에 추진된 것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더욱 분통을 터뜨리게 만드는 것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기업 측의 태도다.

주민들이 소음과 분진으로 극심하게 고통받고 있는 지역주민들을 생색내기 정도의 피해보상과 명절에 작은 선물 세트 하나 쥐어주며 입을 막으려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주민들의 생존권과 환경권을 대기업의 일방적인 편의와 맞바꾸려 한 것도 모자라, 고통받는 주민들을 향해 얄팍한 선심성 보상으로 무마하려는 태도는 지역 사회를 두 번 죽이는 기만행위라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주민 C는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구걸하는 듯한 푼돈이나 선물이 아니라, 정당한 정보 공개와 실효성 있는 피해 대책(보상)이며, 기업의 이윤을 위해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이를 덮으려 한 뻔뻔한 작태는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이어 "민간기업의 거대 프로젝트라 할지라도 이토록 거대한 규모의 시설이 들어서고 운영 형태가 변하는 동안, 주무 관청인 행정당국인 태안군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현대차그룹의 공동 활용 계획과 드라이빙 체험시설 운영이 최초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개발행위허가, 건축허가 등에 애초부터 적법하게 반영되어 있었는지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만약 최초 승인 내용과 현재의 실제 운영 형태 사이에 현격한 차이가 있음에도 별도의 변경승인이나 용도변경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면 이는 명백한 행정적 허점이자 유착 의혹을 살 수밖에 없다"면서 "행정당국은 주민들의 알 권리를 보호하고 환경 피해를 사전에 차단해야 할 책무를 내팽개친 채, 기업의 인허가 신속 처리와 실적 채우기에만 급급해 주민들의 피해를 키운 주범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한국타이어 측 관계자는 "이곳은 처음부터 현대자동차그룹의 드라이빙 체험장으로 함께 인허가 된 상태"라고 말했다.

취재진의 주말에 주민피해를 가중시키는 문제점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한편 서산출입기자단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태안군에 조성한 대규모 연구·시험장과 최근 현대자동차그룹과의 시설 임대·체험장 운영을 둘러싸고 인허가 적정성 및 지역 상생 이행 여부에 대한 전방위적인 정보공개를 요구됐다.

이번 정보공개 청구는 최초 조성 당시의 사업계획부터 최근 현대차그룹으로의 시설 임대 및 드라이빙 체험장 운영에 이르기까지, 행정 절차의 적법성과 지역 주민과의 약속 이행 상황을 투명하게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정보공개청구 내용은 ▲최초 사업계획 및 인허가 자료로 한국타이어가 태안군에 최초 제출한 연구·시험장 조성 사업계획서(시설배치도, 토지이용계획, 시설별 면적 및 용도 등)를 비롯해 개발행위·건축·농지·산지·환경 관련 인허가 신청서와 첨부 서류 일체 및 인허가 과정에서 태안군 내부에서 작성·결재한 검토보고서, 관계 부서 협의 문서, 보완 요구 및 조치 결과 문서, 그리고 최종 발급된 인허가 처분서 및 허가조건(부관) 기재 문서 일체.

▲현대차그룹 시설 임대 및 용도변경 적정성을 따져보기 위해 한국타이어가 태안 연구·시험장의 전부 또는 일부 시설(드라이빙 체험장, 주행코스 등)을 현대자동차그룹(계열사 포함)에 임대·대여·사용토록 하기 위해 태안군에 최초로 통보하거나 제출한 공문 및 사업계획 변경 서류 일체 및 현대차그룹의 시설 이용 및 드라이빙 체험장 운영이 기존 인허가상의 시설 용도와 일치하는지 여부에 대해 태안군이 검토한 내부 검토보고서, 법률 검토 자료, 부서 간 협의 문서 및 최종 변경승인 처분서 또는 '변경 불필요' 판단 근거 문서 일체.

▲주민 설명회 및 지역 상생·지원 약속 이행 점검을 위해 주민설명회 자료로 연구·시험장 최초 조성 시점 및 현대차 임대·체험장 운영과 관련해 개최된 주민설명회·간담회·공청회 등의 개최 일시, 장소, 참석자 명단, 배포 자료집, 회의록(요약서) 일체, 한국타이어가 지역 주민에게 약속한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 농수축산물 구매, 발전기금 등 상생사업의 내용·시기·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협약서, 공문, 민원 회신 문서 일체.

▲주민 민원 접수 및 처리 내역을 들여다 보기위해 민원 서류 및 회신의 내용인 연구·시험장 소음·교통·환경 문제, 시설 용도 변경, 현대차 임대 및 드라이빙 체험장 운영 등과 관련해 태안군에 접수된 주민 민원 목록 및 서류 일체 및 해당 민원에 대한 태안군의 검토 결과 통보서, 한국타이어 측에 의견을 요청하거나 이첩한 공문 및 회신 문서 일체다.

이번 정보공개를 통해 태안 연구·시험장의 운영 주체 변화에 따른 행정적 절차가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그리고 최초 조성 당시 지역 사회와 맺은 상생 약속이 실효성 있게 지켜지고 있는지 등 그 진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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