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8. 27. 목요일 · 충청권 종합뉴스
충청남도

“올해는 멈추고 제대로 만들자”…백사장 대하축제, 윤희신 군수 결단 남았다

주민들 “시간 촉박해 프로그램 개선 사실상 불가능…올해 취소하고 내년 예산 확대해 태안 대표축제로 재편해야”

양승선 기자 2026-08-27 07:27:53

충남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항 대하축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역에서는 올해 축제를 무리하게 강행하기보다 과감하게 중단하고 내년부터 태안군을 대표하는 수산물축제로 전면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지 취재진은 26일 윤희신 태안군수와 직접 면담하고 지난해 대하축제 정산자료 공개 지연을 비롯해 백사장항의 무단 어구 적치와 환경·위생 문제, 축제추진위원회의 부적절한 대응 논란, 지역 소상공인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하 버터구이’ 프로그램 등 그동안 취재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를 전달했다.

 

 

특히 이날 면담에서는 단순히 축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올해 축제를 취소한 뒤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태안군을 대표할 수 있는 축제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는 지역의 요구도 전달됐다.
현재 축제 개막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프로그램을 부분적으로 수정하거나 추진체계를 손보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개선이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주민들의 요구는 단순한 ‘축제 반대’와는 성격이 다르다. 백사장항 대하축제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올해 한 차례를 과감하게 쉬면서 지난 축제의 문제를 제대로 정리하고, 내년부터 예산과 프로그램, 추진체계를 전면 개편해 오히려 축제를 키우자는 주장이다.
지난해 축제 정산자료조차 아직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축제를 서둘러 개최하고,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프로그램 일부를 수정하는 방식으로는 경쟁력 있는 축제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지금 프로그램을 바꾸라고 해도 시간이 너무 촉박해 제대로 된 대안을 만들기 어렵다”며 “올해는 축제를 하지 말고 준비기간을 충분히 가진 뒤 내년에 예산도 제대로 세워 태안을 대표할 수 있는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축제를 축소하자는 것이 아니라 ‘동네잔치’를 끝내고 제대로 된 관광축제로 키우자는 요구에 가깝다.
특히 프로그램 가운데 논란이 된 대하 버터구이 역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꼽힌다.
지역 음식점 상인들은 대하철이 연중 가장 중요한 영업기간인 만큼 축제장에서 별도로 대하를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하면 기존 음식점의 매출을 잠식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수산과장은 취재진에게 경제진흥과 예산과 축제 예산을 사용하지 않고, 당초 소상공인들에게 운영을 제안했으나 거부해 추진위가 직접 운영하면서 구이 재료비 정도만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예산을 둘러싼 의혹은 사실관계가 정리됐지만 또 다른 질문은 남는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개최하는 축제가 정작 지역 상인들과 생존권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특정 프로그램을 유지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난해 축제에 대한 검증이다.
본지는 지난해 대하축제 정산자료를 요구했고 태안군의 안내에 따라 정보공개청구까지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전체적인 집행내역과 정산의 적정성을 검증할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올해 축제를 지원하기 전에 지난해 군비와 자부담이 어디에 사용됐고 축제로 인해 관광객과 매출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이다.

 

 

백사장항의 환경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부두에는 무단 적치된 어구 등이 남아 있고 일부 시설에는 원상회복 계고가 이뤄졌다. 항구 주변의 각종 시설물과 환경·위생 문제 역시 축제를 개최하기 전에 정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내년 축제의 방향도 비교적 분명하다. 개막식에 축하가수를 부르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공연 중심의 예산 구조를 줄이고 관광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이벤트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자는 것이다.
절감한 비용에 군비를 추가해 태안사랑상품권이나 수산물 구매 환급 등으로 관광객의 소비를 유도한다면 축제 예산이 다시 지역 상권으로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나아가 백사장항만의 행사가 아니라 태안지역 수산물과 관광자원을 연계해 ‘태안에 가야만 경험할 수 있는 대표 수산축제’로 규모와 콘텐츠를 키우자는 제안이다.
이번 면담으로 백사장항 대하축제의 문제와 주민들의 대안은 윤희신 군수에게 직접 전달됐다. 때문에 이제 쟁점은 태안군이 문제를 알고 있느냐가 아니다.
알고도 올해 축제를 그대로 강행할 것인지, 아니면 한 번 멈추는 부담을 감수하고 내년부터 제대로 된 축제로 다시 만들 것인지의 선택이 남았다.
축제 취소는 행정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결정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시간이 촉박해 근본적인 프로그램 개편이 어렵고, 지난해 정산 검증과 환경정비, 주민 갈등까지 해결되지 않았다면 무조건 개최하는 것만이 책임행정이라고 볼 수도 없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축제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올해 한 번을 포기해서라도 내년부터 태안군을 대표하는 축제로 제대로 만들자는 것이다.
매년 해왔다는 이유로 문제를 안고 올해도 치를 것인지, 한 번 멈추고 더 큰 축제로 다시 출발할 것인지.
이제 그 판단과 책임은 윤희신 군수와 태안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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